정리 그리고 시작

끄적 2008.11.24 19:21
그동안 일기처럼 메모하며 써오던 블로그를 오늘 닫다. 남기고싶은 몇몇 사진과 글만 저장하면서 한페이지 한페이지  삭제해나가기시작하였다. 근 1년 정도 쓴 것이어서 지우는데 한참 시간이 걸렸다. 비번을 잊어버려 백업을 할수가 없었는데 지울것인가 말것인가를 잠시 망설였다. 그러나 그것은 습관이 종료되는 것에 대한 잠시의 흔들림이었을 뿐 꼭 남겨두어야만 할 거창한 이유도 없다. 아, 망설임이 없었던건 아니다. 동안 소소로이 댓글을 달아주고 누군지는 모르지만 방문해주신 분들에 대한 생각앞에서.. 그 마음과 시간들은 지운다고 지워지는 것이 아님을 위무하며. 쓱쓱 지워갔다.   365일 걸음에 비하면 그 흔적을 지우는 일은 참 허망다싶게 순간이다.  내게 블로그는 무엇이었나. 글을 쓰면서  나 스스로 열패감에 꽤 시달렸다. 진정 나를 다 드러내지않으니 치유의 글쓰기도 아니며  나의 말과 글들은 어떤 포즈에 불과하다는 자각이 들면 참 오지게도 부끄러웠다. 농밀하게 익지않은 생각과 윤기없는 생활. 거기에서 빚어지는 것들은 참으로  어설픈 것.  쓴다는 일은 아무런 의미없는 무엇이었다. 
그러나
이것이 무슨 심사인지는 나도 모르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곳에서 이미 나는 다시 시작하고있다. 이 짓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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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산야초